장애인권은 '이해'가 아닌 '권리'죠

by 장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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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권이란 것은 지켜져도 되고 안 지켜도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 잘 지켜야 하는 것이죠.

아직도 우리가 생활하는 많은 곳에서는 장애 인권이 필수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너무 부드럽게 이해해달라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고 맙니다.

더 나은 장애 인권을 향해 노력 중인 미술심리상담가 장누리 작가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그림책과 미술로 이야기나누길 좋아하고 통합교육에 관심이 많은 미술심리상담사 장누리입니다. 뇌전증과 발달지연 진단을 받은 둘째와 정상발달인 첫째와 함께 행복을 복작복작 만들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

처음부터 직업이 미술심리상담가이셨는지, 출산 육아 후 진로가 변경되셨는지 궁금합니다.

대학에서 미술전공을 하며 곧장 입시학원과 아동미술학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어요. 아이들을 만나며 그림에서 느껴지는 메세지들과 힘이 궁금해 미술치료 공부를 하게 되었죠.

학회에 가입해 자격증과정을 공부하며 특수교육대학원을 동시에 다녀 자격을 취득하고 미술심리상담사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두 아이 출산과 육아를 하면서도 꾸준히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

 


Q. 활동하고 계신 와이낫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와이낫은 2022년에 발달장애자녀를 둔 부모 4명이 처음 소통하며 만들어진 모임입니다. 오프라인 모임이 아니라 SNS로 이루어진 모임이다보니 전국구 모임입니다. 월1회 줌 모임이 있지만 대부분 소통을 카톡방으로 나눠지고 삼삼오오 만남도 갖고 있습니다.

지금은 부모와 전문가 두분까지 26명으로 구성되어있고 통합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많은 선생님,전문가분들에게 조언구하며 부모님들께 필요한 강의를 진행하기도 하죠.

어떻게하면 현재 학교상황에서 장애를 지닌 아이들도 차별받지 않고 정당한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나누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어요.

장애,비장애 아이들이 유일하게 서로를 만나며 함께를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학교인 것 같은데 이 상황이 너무 차별이 학습되는 공간이라 생각되어져요. 학교 안 교육이 바뀌면 사회로 나가서의 장애인들의 인권이 존중되어지리라 생각하는 모임입니다. ​

 


Q. 와이낫의 주요 프로젝트를 소개해 주세요.

 

여러 강연들도 있었지만, IEP라는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이루어지는 개별화교육계획 협의회에 대해 알린 시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또 학교에서 인력지원을 부모에게 요구할때 순순히 넣으면 안된다는 점들 등 특수교육대상자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정보 전달을 많이 해드린 것 같아요.

막연히 학교에 기대만 하고 있다가는 차별 속에 아이들은 방치되는 시간을 보내게 되더라고요. 부모가 잘 알아야 우리 아이들의 권리를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의식함양을 주로 한 것 같습니다.

학교에 가지 못하는 중증중복장애아이인 “주원아 학교가자”캠페인을 통해 특수학교 입학에 힘을 더했고, 작년 2월에는 김형수 (장에학생지원네트워크) 총장님과 김유진(작업치료사) 선생님 모시고 어떻게 학교와 조율하며 장애 아이들의 학습권과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올 2월에는 안혜경(BCBA 전문가)선생님과 류승연작가님 모시고 부모가 학교에서의 어려운 행동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과, 학령기에 요구해야할 것들에 대해 강의를 듣는 시간을 가졌어요.

지금도 각 회원분들이 각 학교에서 IEP의 바른 정착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교육청과 미팅을 갖고 학교의 통합교육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Q. 와이낫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기를 바라시는 지 궁금합니다.

 

와이낫을 더 키우기보다는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더 탄탄하게 진행하려고 합니다. 모든 회원들이 각자 속한 지역의 학교와 사회에서 영향력을 끼치시며 지내시는 분들이시죠. 최선을 다해 지내다 서로 긍정적이고 바른 정보를 와이낫을 통해 전달해주는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저희가 여러 방법은 알려드릴 수 있지만, 결국 움직여야하고 자녀를 위해 목소리내야하는 것은 부모님들이시거든요. 와이낫도 보통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행동하며 커진 모임이에요.

저희처럼 전국적으로 통합교육을 이야기하는 모임이나 단체가 더 많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필요할 때 함께 결속해서 통합교육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함께 목소리 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Q. 장애 인권이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는지요?

 

최근 장애 인권 그림책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인권교육강사나 자격을 갖춘 것은 없지만, 오랜시간 고민하고 공부하고 고민한 지점들이 평소 제가 즐겨보는 그림책과 닿아서 강의를 했습니다.  

학교현장에서 정말 많은 선생님들이 그림책으로 수업을 하시는데, 장애인권도 그림책으로 깊이 스며들고 논의되어지면 정말 좋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습니다.

인권이란 것이 지켜져도 되고 안 지켜도 되는 것이 아닌데, 현장에서는 너무 부드럽게 이해해달라는 구조로 진행이 되더군요. 이해해주면 고마운 것이 아니라 장애,비장애 아이들에게 교사에게 부모에게, 모든 인간에게 지켜져야할 최소한의 권리임을 학교가 가르쳐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일 년에 한두시간의 교육이 아닌 수업하는 시간동안 일상적으로 아이들이 보고 느끼고 경험하며 체득할 수 있게 하면 좋겠습니다. 공교육 현장에서 대놓고 하는 차별과 미세하고 만연한 차별들 모두 좀 더 많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Q. <느려도 괜찮아 빛나는 너니까> 라는 책을 지으셨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둘째 아이가 뇌전증와 발달지연 진단을 받고 공교육에서의 생활이 어렵더라구요. 발도르프 공동육아를 알아보고 거의 입학할 수 있었는데, 뇌전증때문에 차별을 당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처음 겪은 충격이었어요.

정상발달의 첫째 아이를 키울때는 그리고 제가 살면서는 이렇게 대놓고 거절을 당한 경험이 없었거든요. 그때부터 이 상황을 알리고 이야기할 창구가 필요했어요. 안그러면 마음이 너무 힘들 것 같았는데, 제 주변에는 이런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더라구요.

그 때부터 블로그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지적장애와 뇌전증을 가진 아이와의 4세~초등학교 입학 전까지의 과정에 대한 일기가 모여 이 책이 완성되었습니다.

편하게 읽으시며 두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 성장하는 엄마의 삶을 공감하고 경험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과 감동이 버무러진 책이랍니다.​

 


Q. 아이를 키우면서 많이 울고 웃는 순간들이 있죠. 어떨 때 가장 힘들었고, 어떤 순간 가장 기쁘셨는지요.

 

많이 가르쳤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같은 순간이 가장 힘든 것 같습니다.

첫째가 아파트 운동장에서 야구를 하고 있었고 저는 뒷 베란다에서 분리수거를, 남편은 방에서 잠시 책을 보고 있었어요. 나가서 오빠랑 같이 야구를 하고 싶은 둘째는 베란다 방충망을 열고 '오빠' 를 부르며 창턱을 밟고 올라가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무사히 넘어가긴 했지만, 아들이 지적장애 동생을 보고 느꼈을 그 공포를 생각하면 너무 미안하고 힘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가족이 주말아침이면 안방에서 뒹굴뒹굴거리며 티격태격하는 시간이 참 기쁘고 행복합니다. ​


 

Q. 작가, 와이낫 활동, 강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육아 분담은 어떻게 하고 계시나요?

 

제가 일할 때마다 가까이 사는 친언니가 둘째 온유를 예나 지금이나 많이 돌봐 주고 있습니다. 활동지원사 제도가 할머니는 안되는데,이모, 고모, 삼촌은 가능해서 언니에게 교육을 받게 한 뒤 이용하고 있습니다. 주말이나 저녁은 남편도 많이 육아에 참여하고 있어 제가 다양한 활동들을 소화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Q. 앞으로 아이들이 어떤 엄마로 기억 되기를 바라시나요?

 

첫째는 어렸을 때부터 자신은 엄마에게 둘째 온유에게 밀려난 자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 같아요. 엄마는 한결같이 날 사랑했구나 그 기억이 남도록 제가 아이가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으로 더 표현해주려고 합니다. 온유에게는 저를 통해 세상은 따스한 곳이고 살아갈 만한 즐거운 곳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이들을 통해 제 모든 부분이 다 성장 했어요. 저 혼자 성장한 것은 거의 없다고 생각해요. 둘째 이전의 저는 자만심으로 뭉친 사람이었어요. 지금 제가 누군가에게 좋게 보여지는 모든 것들은 아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에요. ​

 

 

Q. 앞으로 어른이 된 아이들이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바라시나요?

 

첫째는 장애인이 함께 가족으로 살아가는 아픔과 기쁨을 다 겪은 아이잖아요. 이게 상처로만 남지 않고 자양분이 되었으면 합니다. 더 높은 것을 추구하며 살아갈 때에도 옆이나 아래도 함께 바라보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둘째 온유는 지금 갖고 있는 밝고 맑은 에너지로 주변을 밝히는 따스한 존재로 오래오래 즐겁게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

 


Q. 작가님 한 개인으로써의 꿈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저도 계속 꿈이 달라지는데요, (웃음) 제 꿈만을 향해 갈 수도 없어서 매일 변화하고 조정하고 수정합니다. 지금은 아픔이 있는 이들과 그림책과 그림작업으로 함께 웃고 울며, 사회가 응당 나아가야할 장애 인권에 한걸음 전진하는 일을 도모하고픈 꿈과 목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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